지구별 탐험기

목차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스펙트럼

공생 가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

관내분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SF소설이라니... SF소설을 유독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그 반대 부류의 사람이었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고 싸우는 공상과학이 영 와닿지 않아, 처음 SF 소설이라고 했을 때 과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까 쫌 망설였다. 하지만, 생각과는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되는 따뜻한 SF 소설이었다. 최근 몇 년간 본 소설 중에 손에 꼽게 맘에 드는 책이었다.

 

 

예전에는 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기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 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하지만 지금은 심지어 같은 우주조차 아니야.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p. 181>

 

소비가 항상 기쁨에 대한 가치를 지불하는 행위라는 생각은 이상합니다. 어떤 경우에 우리는 감정을 향유하는 가치를 지불하기도 해요. 이를테면, 편의 영화가 당신에게 즐거움만 주던가요? 공포, 외로움, 슬픔, 고독, 괴로움….. 그런 것들을 위해서도 우리는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죠. 그러니까 이건 어차피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아닙니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감정의 물성p. 214>

 

  • 우리는 기쁨이 아닌 가치에도 기꺼이 대가를 지불할까? 감정을 향유하는 가치. 공포, 외로움, 슬픔, 고독, 괴로움 등은 우리를 기분 좋게 만드는 감정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를 위해 대가를 지불한다. 살면서 같은 감정에서 벗어나 없다. 그래서 소설 사람들은 물성을 가진 감정을 사고 싶어 한다. 감정을 손에 두고 만질 있다면, 감정에 지배 받는 느낌에서 조금 자유로울 있을까?

     

은하에게도 지민을 낳기 전의 삶이 있었을 것이다. 우울증이 재발하기 전의 , 아이라는 족쇄에 아직 걸리지 않았던 , 그리고 어쩌면, 그녀의 진짜 삶을 가졌던 때가.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관내분실 p.264>

지민은 엄마를 상상했다. 어쩌면 한때 그녀는 지민을 닮았을지도 모른다. 그녀도 아이를 가져서 두려웠을까. 그렇지만 사랑하겠다고 결심했을까. 그렇게 지민 엄마라는 이름을 얻은 엄마. 월래의 이름을 잃어버린 엄마. 세계 속에서 분실된 엄마. 그러나 한때는 누구보다도 선명하고 고유한 이름을 가지고, 세계에 존재했을 김은하 . 지민은 없는 그녀의 과거를 이제야 상상할 있었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관내분실>

  • 엄마의 삶을 엄마가 아닌 그녀 자체로 딸이 이해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엄마 역시 엄마가 아니었던 자신 자체로 찬란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인데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그녀를 엄마로만 만났으니까.

    예전에 응팔을 보다 마음이 내려앉은 적이 있다. 덕선이 아빠가 덕선이 생일 축하를 해주면서 얘기인데.. . ‘아빠 엄마가 미안해. 몰라서 그래. 아빠도 태어날 때부터 아빠가 아니자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니까. 긍께 우리 딸이 봐줘

    어렸을 때는 어른은 아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엄마 아빠도 엄마 아빠는 처음이니 서툴꺼라는 생각은 해봤던 같다. 그런데 말을 들으니 마음이 했던 같다. ‘그렇지 엄마 아빠도 서툴 있지 처음부터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재경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데 사람들은 재경을 닮은 다른 약한 사람들을 난도질하고 있었다. 이래서 결함이 있는 존재를 중요한 자리에 올리면 된다고. 표준인간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떤 비난들은 분명히 재경의 잘못은 아니었다. 어떤 사람의 실패는 그가 속한 집단 전부의 실패가 되는데, 어떤 사람의 실패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관내분실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 사람들은 항상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마치 사람들은 재경이 실패하기만을 바라던 것처럼 재경의 문제를 알자마자, 자기가 선입관이 맞다는 것을 주장하려고 한다. 특히, 우리 사회는 약자들의 실패는 집단의 실패로 인식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 거봐 저런 사람들은 된다니까. 무언가를 최초로 하는 사람들은 사람들의 이러한 무수한 주변의 실패의 기대(?) 뛰어넘고 성공한 사람들이니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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